15일 오후 12시40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정문 앞 청사로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사진=김호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체포된 게 아니라 자진 출석한 겁니다."

15일 오후 12시40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정문 앞 사거리. 경기 과천 정부청사 앞 도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들은 정부과천청사역 8번출구부터 정부과천청사 정문까지 약 200m 길이의 도로(청사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공수처 해체! 공수처 해체!" 구호를 연신 외쳤다. 손에는 '4·15 부정선거'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바보야 계엄의 본질은 부정선거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등 구호가 적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스탑 더 스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20년 미 대선 패배 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썼던 문구다.

15일 오후 12시40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중앙1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정문과 중앙1문, 중앙2문, 서문 등이 폐쇄됐다. 경찰들이 중앙1문을 봉쇄해 지키고 있는 모습./사진=김호빈 기자

이날 오전 10시 33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집회 참석자들은 경기 과천시 정부청사로 옮겨왔다.

백팩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꽂은 채 집회에 참석한 50대 여성은 "서울에서 여기까지 바로 달려왔다"며 "윤 대통령은 체포된 게 아니라 스스로 조사에 응하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던 60대 남성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착잡할 뿐"이라며 "솔직히 체포될 줄 몰랐다"고 침울하게 말했다.

15일 오전 8시50분쯤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정문 사거리. 사람들이 경찰에게 출입증을 보여주며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사진=김호빈 기자

과천 정부청사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윤 대통령 체포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오전 7시20분쯤 과천정부청사 정문 앞 사거리에서는 경찰들이 '이중 검문'으로 청사 출입자 신원을 확인했고 경찰 2명은 공수처 건물 주위를 지속적으로 돌며 특이사항을 체크하는 등 평소와 달리 삼엄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오전 8시50분쯤엔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올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청사의 경비는 한층 강화됐다. 경찰이 과천정부청사 정문 사거리에 약 10명 정도 배치돼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한 경찰은 과천정부청사 앞 신호등 시간을 조절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했다.

윤 대통령 체포 소식에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과천정부청사의 삼엄한 분위기는 오후 12시40분쯤 절정에 달했다. 정문 근처에는 26인승 버스 약 25대가 주차돼 있었고, 정문 앞 사거리에는 경찰 약 80명이 인파를 통제했다.

오후 12시50분쯤엔 과천정부청사로 드나들 수 있는 정문과 중앙1문, 중앙2문, 서문 등은 잠겨 있었다. 청사 직원이 아니면 정식 출입증이 있어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보안을 강화한 것. 결국 정문에서 600m 떨어진 주차장 출입구를 통해 청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해당 출입구를 지키던 경찰들은 "저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 왜 이러는 건지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