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내란 수괴(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15일 오전 11시 시작됐다. 검찰 출신인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직접 나서 윤 대통령을 대면 조사 중이다.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 혐의로 체포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공수처 (정부과천청사)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피의자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조사는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담당하고 있다"며 "'티타임'은 없었다"고 밝혔다.

통상 수사기관에서 주요인사를 소환조사할 경우 관례상의 예우 차원에서 제공하는 티타임 없이 조사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53분쯤 공수처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한 점을 고려하면 청사 도착 후 조사실로 이동해 곧바로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이 차장과 함께 이대원 부장검사와 내란 사건 주임검사인 차정현 부장검사가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그동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 등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등을 토대로 질문지를 보강해왔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윤갑근 변호사 등이 입회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체포 직전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수처 수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포 직전인 오전 10시45분 언론에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체포 시한인 오는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체포영장을 집행한 만큼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최대 20일 동안 구속 수사가 이뤄진다.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43일만인 이날 오전 10시33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