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 통일교로부터 청탁받은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가 10억3000만원 가량의 범죄수익을 거뒀다고 봤다.

특검팀은 29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무등록 투자자문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으로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가 아니라 공모 관계에 있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냐'는 질문에 특검팀 관계자는 "주가조작 관련 통정매매와 시세조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도 받는다. 횟수는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포함해 58차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여사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월~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김 여사는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특검팀이 해당 물품들을 확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통일교가 건넨 물건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했다"며 "중간 전달자인 전씨와 함께 공모한 것으로 의율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같은 범죄로 취득한 수익 10억3000만원 상당에 대한 추징 보전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목걸이 등 금품수수 의혹과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사건에 대해선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김예성씨도 특가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총 48억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씨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횡령 금액은 33억8000만원이었으나 구속 후 보강 수사 과정에서 횡령 액수가 늘었다.

또 조영탁 IMS 모빌리티 대표를 특가법상 배임·횡령·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모재용 IMS모빌리티 이사에 대해선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기업의 IMS모빌리티 투자를 중개한 인물인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도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은닉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임원을 지냈던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효성·카카오모빌리티·한국증권금융 등 대기업으로부터 총 184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금 중 46억원이 김씨의 아내 정모씨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가성 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특검팀은 기업들이 김씨가 김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을 보고 오너리스크나 형사 사건에서 편의를 받으려는 의도로 투자를 집행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특검팀 관계자는 "큰 기업들이 큰 돈을 투자할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기소 단계에서 김씨와 김 여사의 공모 여부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