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발달장애인 직원의 퇴직금을 횡령하고 이 직원 명의를 도용해 불법대출까지 받은 간부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산하시설 간부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장애인협회 산하시설에서 사무국장으로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 시설의 회계직원은 2023년 4월 발달장애인 B씨가 퇴직하지 않았는데도 A씨가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 투자 실패로 신용불량이 되고 대출이 막히자 B씨를 임의로 퇴사 처리한 뒤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해고됐다. A씨는 2023년 8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됐고, 중노위에도 재심 신청을 했지만 또 기각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가 인사위원회 개최 3일 전에 전달돼야 하는데 뒤늦게 통지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원회 개최 4일 전 등기우편이 도달됐음에도 A씨가 집에 없어 우체국에 보관됐다"며 "당시는 A씨가 자택 대기명령에 따라 자택 근무를 해야 했던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움을 줘야 할 피해자에게 고의적으로 손해를 가한 것으로 불법성 및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됐다"며 "A씨의 비위 행위로 장애인 관련 시설의 대외적인 평판이 훼손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