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말린 통조림 사건이란 검찰이 통조림에 인체에 치명적 해를 가하는 화학 물질을 넣은 혐의로 통조림 업체를 기소했던 사건이다. 이때 검찰의 문제점은 천연상태의 원료에 포르말린 구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자연 생성될 수 있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재판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자연상태의 식품에도 원래 존재하고 인위적으로 첨가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이 났다. 그러나 이미 통조림 업체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후였다.

식품사건 유해물질 검출여부 보다는 검출량이 중요
사실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은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이 결합해서 생성된다. 그런데 식품을 제조, 가공 중에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런 물질 중에서 발암 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이나 3-MCPD와 같은 유해물질도 있다. 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보존료의 일종인 프로피온산이나 안식향산과 같은 것도 있다.

식품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일부 국민들은 일단 발암물질 자체가 검출된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공기 중에도 미량이지만 각종 발암물질과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식품에 대한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와 같은 유해물질의 검출 여부가 아니라 검출 량이다.

2006년경 국내 비타민음료에서 벤젠이 최고 262ppb까지 검출돼 큰 문제가 됐다. 벤젠은 발암물질로 식품에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유해물질이다. 이 사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영업자가 고의로 벤젠을 첨가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원인조사 결과 음료에 사용되는 안식향산에서 화학 반응을 거쳐 벤젠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식약처는 제조공정의 벤젠 저감화에 노력하도록 업계에 권고 조치를 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어느 누구도 처벌되지 않았다. 

일반 식품접객업소에서 참기름 대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향미유에서 벤젠이 검출됐던 사건이 작년에도 발생했다. 문제가 된 회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에게 합계 121억원의 벌금이 부과됐고, 일부 임직원은 실형이 선고된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실상은 국내의 법과 달리 식용 유지를 3등급으로 분류해서 관리하는 중국에서 생산·수입된 면실원유(목화씨기름)를 추출하는 과정이 문제였다. 중국 업체가 벤젠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저가의 유기용매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과거 라면 우지사건부터 최근의 쓰레기만두, 불량 맛가루 사건 등 온 국민에게 불신을 안겨주고 논란이 됐던 식품관련 사건들은 결국 법원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수사기관의 전문성 부족이 문제…억울한 피해 없도록 해야

식품 제조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과학적인 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수사기관이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고 결과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접하는 식품이지만 사실 그 안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화학반응과 물리적 변화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전에 한 가구회사의 광고처럼 "식품은 과학이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화 속 통조림사건과 같이 억울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