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법연구회의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는 지난 9~11일 개최한 '2016 국제 난민 컨퍼런스'다. '난민 등의 국제적 보호에 관한 사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사법연수원과 공동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UN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을 비롯해 200여명의 국내외 법률가, 유엔난민기구,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994년 시행 이후 매년 수십건 수준이던 난민신청은 지난해 5700여건으로 급증했다. 난민소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선고된 난민 사건은 310건으로 2014년 110건에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이 회장은 "최근 난민 사건이 늘면서 판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컨퍼런스 주제로 난민을 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국제인권법과 사법-법률가를 위한 인권편람' 요약본 출간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유엔인권최고대표부(UNOHCHR)와 국제변호사협회(IBA)가 만든 국제인권기준 종합 매뉴얼을 번역해 지난 2014년 출간한 것으로 당시 번역 작업에만 판사 99명이 참여해 3년이 걸렸다.

"법원은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요. 진보적인 판단을 내릴 때 주저하는 면도 있죠. 하지만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다면 여론과 반대되더라도 판결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의 소수의견이 내일의 다수의견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론적 뒷받침이 필요하죠. 이론적 뒷받침을 만드는 것이 우리 연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이규진 대법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