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에 돈을 넣으면, 은행이 알아서 금으로 적립해주고, 출금할 때는 금 시세를 적용해 돌려주는 '골드뱅킹' 상품. 금 값이 올라서 번 돈은 '배당소득'일까 '매매차익'일까. 배당소득이라면 소득세를 내야하고 매매차익이라면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법원은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남대문 세무서장이 중소기업은행을 상대로 낸 상고심 선고에서 '매매차익'으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 결정에 따라 남대문 세무서가 중소기업은행에 부과한 배당소득세와 법인세 등은 취소됐다.

대법원은 "고객의 계좌에 적립된 금의 양에 따라 원화 또는 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뿐, 운용사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과세대상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적립하고, 이후 고객이 출금을 요청하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을 적용해 원화나 금 실물을 지급해주는 금융상품'이다.

골드뱅킹 상품에 가입하면 은행은 고객이 입금한 돈 만큼의 금을 그램(g) 단위로 적은 통장을 발급하고, 이후 고객이 상품을 해지하면 은행은 시세만큼의 금을 주거나, 원화로 출금을 해 준다.

중소기업은행은 골드뱅킹 거래 중 입금을 했을 때보다 출금을 할 때 금 값이 올라서 고객이 더 받은 돈은 '매매차익'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배당소득세 원천 징수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무서 측은 이를 배당소득으로 보고 배당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내라고 통보했다. 중소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세무서를 상대로 '세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골드뱅킹 거래는 금 실물에 대한 거래로 봐야 한다"며 "금 매매차익에 해당하기때문에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세무서 측은 실제 "금 실물이 거래되지 않고, 일종의 파생결합상품으로 금값이 올라 번 돈은 '이자'에 해당하기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1,2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