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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살인사건' 피고인인 미국의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 16년 만인 2015년 9월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 화장실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으로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했었다. /사진제공=뉴스1 |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8)에 대해 징역 20년형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는 살인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패터슨의 상고를 기각, 원심을 확정했다며 25일 이같이 밝혔다. 패터슨은 1,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본인은 살인죄를 저지르지도, 살인을 공모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징역 20년형은 범행 당시 만 18세 미만이었던 패터슨에게 적용되는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이다. 이로써 패터슨은 범행을 저지른지 약 20년만에 유죄가 확정됐다.
1997년 4월 어느날 밤 패터슨은 에드워드 리(38)와 공모해 대학생 조 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997년 범행 당시에는 에드워드가 진범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졌고 1,2심에서 에드워드의 유죄가 인정됐다. 하지만 1998년 대법원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에드워드에 대해 무죄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초 수사과정에서 패터슨은 단지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돼 수감됐지만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후 검찰의 실수로 출국금지 조치가 일시 해제된 틈을 타 1999년 미국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이태원 살인사건을 재수사한 후 2011년 12월 패터슨을 다시 진범으로 지목해 기소했고 패터슨은 2015년 9월 강제송환 형식으로 다시 한국으로 끌려왔다.
지난해 1월에 열린 1심과 같은 해 9월에 열린 2심을 거치며 패터슨은 줄곧 △공소시효(살인죄의 경우 15년) 완성으로 본인에 대한 공소가 부당하고 △본인에 대한 공소제기는 공소시효 정지목적에서 실시된 것일 뿐이므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인이 이미 증거인멸죄 등으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동일한 범죄에 대해 기소한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본인이 살인을 저지르지도, 에드워드와 살인을 공모하지도 않았는데도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공소는 범행 종료일(1997년 4월)로부터 15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1년 12월에 제기됐으므로 시효가 정지됐다"며 "검찰이 피고인의 추가진술 없이 공소를 제기한 사실은 인정되나 …(중략)… 다수의 증거가 수집돼 있는 상태인 데다 검찰이 보강수사를 통해 추가진술을 확보하고 혈흔·범행도구를 분석하는 등 새로 수집한 증거를 더해 공소를 제기했다"고 패터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증거인멸죄 등의 범죄사실과 이번 사건의 살인죄 공소사실은 그 기본적 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주장도 배척했다.
2심에서도 1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또 범행당시 현장증거에서 추정가능한 상황을 비롯해 피묻은 티셔츠를 태우거나 범행에 쓰인 칼을 버리는 등 패터슨의 범행 이후 정황 등을 감안할 때 "패터슨이 칼로 피해자를 찔러 살해했음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별다른 이유없이 무고한 피해자를 참혹하게 살해했고 …(중략)… 약 20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심으로 피해자와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자신의 억울함만을 강변하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으며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한 바 없다"며 본인에 대한 형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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