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출석해 착석하고 있다. 2025.02.06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를 두고 윤 대통령과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의 주장이 엇갈렸다.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주장하자 윤 대통령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6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곽 전 사령관을 포함해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비상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이 김 단장에게 출동 지시를 했고 두 사람은 당일 상황 공유를 위해 여러번 통화했다. 이날 두 사람 모두 상관으로부터 국회를 봉쇄하고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고 출동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국회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졌으니,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한 것이 정확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이 "의원이라는 명시적 단어를 들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곽 전 사령관의 착각이 아니냐는 식의 질문을 했지만 그는 정황상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의사당 본관 안에 진입한 요원들이 없었고 의결정족수를 언급한 것으로 봤을 때 (요원이 아닌)국회의원을 끌어낸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병력 철수 지시를 받지 못했고 본인의 판단으로 철수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에게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증언들을 이어가자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의 구체적 지시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의해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은 "병력을 투입시킨 것은 김 전 장관 지시에 따른 것이지 않느냐" 등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졌다.

(서울=뉴스1) =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025.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 단장 역시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데'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 말의 출처가 윤 대통령인지 김 전 장관인지는 정확히 모르고, 그저 상관의 지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본인은 150명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단장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지못했다고도 했다. 김 단장은 "그런 지시가 없었고, 제가 기억하기에는 있었다고 해도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단장은 증인 신문 말미 김형두 재판관으로부터 "검찰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진술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진술했으면 그것이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펼쳤다. 국회 질서 유지를 위해 병력을 보낸 것일뿐 의원들을 끌어내거나 해칠 생각은 없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곽 전 사령관) 본인이 의원이라고 이해한 것이지, 내가 그 단어를 쓴 것이 아니다"며 "또 인원이란 말을 써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서 저나 김 전 장관이 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 그건 상식에 안맞고 뜬금없기 때문에 (곽 전 사령관이) 저와 상의를 하거나, 우리 병력으론 상황상 불가능하다고 답하는게 상식"이라며 "그런 것엔 (곽 전 사령관이) 묵묵부답했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안 맞다. 다짜고짜 의결정족수가 안되게 막아라, 끄집어내라 이런 지시가 어떤 공직사회에서 상하 간에 가능하겠느냐. 재판관들이 상식선에서 들여다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탄핵 공작과 내란 프레임에 휘말린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6일 홍장원 전 국장원 1차장부터 시작해 사령관들이 김병주 국회의원 TV에 출연해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707특수임무단을 이끄는 김현태 단장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영상 캡처) 2025.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