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사진=뉴스1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김건희 여사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금주 내로 받아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사외압 및 구명 로비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30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씨,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와 대통령실 경호처로부터 받을 예정"이라며 "(비화폰을 넘겨받는 데) 이번 주까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주 대통령실, 국방부 및 군 관계자들이 사용한 비화폰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채 해병 순직 사건 발생 이후 수사 결과에 외압이 있다고 의심되는 기간 동안의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 여사도 비화폰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비화폰은 영부인이었을 당시 본인에게 지급됐던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김여사 등 인물 외에도 비화폰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명에게 대한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 기록 분석의 대상이 되는 기간은 채 해병 순직을 전후로 수사외압이 의심되는 기간이다. 분석할 기간은 5일보다는 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해당 기간 수사외압뿐 아니라 구명 로비 정황도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정 특검보는 "(의혹들이) 다 맞물린 기간이라 비화폰 통신 기록에 어떤 식의 수발신이 이뤄졌는지 보면서 의심할 내용이 있다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비화폰 외의 포렌식을 맡겼던 윤 전 대통령의 휴대폰에 대해선 "아직 비밀번호가 해제가 안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격노 이후 국방부검찰단이 해병대 수사단의 이첩 수사 기록을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가 이를 재검토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사진=뉴스1

한편 특검팀은 수사외압 및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된 'VIP 격노설'에 대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채 해병 특검팀은 전날 조 전 국정원장을 피의자로 불러 17시간가량의 조사 끝에 'VIP 격노를 목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조 전 원장을 대상으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와 관련해 추가로 조사해야 할 분들의 진술을 확인한 뒤 조 전 원장을 상대로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를 추가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조 전 원장도 추가 조사에 응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원장은 전날 진술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기억나는 부분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앞서 박 전 보좌관은 28일 채 해병 특검팀의 소환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 전 보좌관은 2023년 7월30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이 채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이 전 장관에게 보고했던 현장에 동석한 인물이다.

박 전 보좌관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20번 넘게 통화해서 어떤 대화 나눴나' '1차 조사에서 대통령 격노 인정했나' '이종섭 전 장관 명령에 따라 국방부조사본부에 혐의자 축소 지시 전달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지난번 조사에 이어 성실하고 진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지난 조사에 이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기록을 회수한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전 장관 등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