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란 특검 관련 및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려던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안철수 의원을 조사하려고 했으나 불발됐다. 해당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30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전날 안철수 의원은 (참고인 조사에) 명백하게 불출석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여 추가 소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참고인 조사는 강제수사가 아니고 임의조사이며 본인의 출석 여부는 순전히 본인에게 있다"며 "만약 안 의원에게 전화 연결이 됐다면 최대한 (안 의원의) 입장을 고려해 출석하는 방식이나 시간 등을 조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에 대해 필요한 경우엔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다른 의원도 당내 의견 때문에 불참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비공개 출석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내란 특검은 (사건의) 진상 규명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런 부분을 고려해 (출석 조율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이게 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상황 등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안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권이 임명한 특검은 오늘 저에게 '내란에 대한 수사가 있다'며 출석을 요구했다"며 "이는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이자 우리 당 해산을 노린 정치폭거"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특검 수사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에도 난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특검팀이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다양한 관련자를 부를 수 있단 점에서 전반적인 수사 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 특검보는 "특정 정당에 한해 조사하진 않을 것"이라며 "당시 국회 의결 과정에 참여한 사람도 있고, 현장에서 관련 내용을 들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참고인 조사는 국민의힘에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고도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31일 진행되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준비 중이다. 박 특검보는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정 언론사에 단전 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증 혐의 등이 적용된 이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