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2일 경기 양평군청에서 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 변경·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청과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동업자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 여사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정희 특검보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전날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충식의 주거지, 양평 창고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현재 압수물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부터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 관련 양평군청·공무원·설계용역업체 관계자의 주거지·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김 여사 모친 최씨의 측근이자 사업 파트너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용역을 맡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은 국토부가 고속도로 노선 종점을 돌연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인 경기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다. 2021년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와 2022년 타당성 조사, 같은해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때까지 고속도로의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으로 설계됐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강상면에는 김 여사와 모친 최씨 등 일가가 29필지, 1만여 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원희룡 전 장관은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2023년 돌연 사업을 백지화했다. 당시 원 전 장관은 "김건희 여사 땅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 저는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 여사 어머니인 최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오빠 김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가 공흥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2013년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공흥지구 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이날 원 전 장관과 김 의원, 전진선 현직 양평군수는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 당했다.
'김건희 최측근'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구속 기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오 특검보는 "이종호 블랙벌인베스트 전 대표를 오늘 오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된 상태다. 피의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면 재판중 최장 6개월 구속이 가능하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인 이정필씨를 상대로 부당한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씨에게 '김 여사가 재판을 챙겨보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 등의 말을 하며 2022년 6월~2023년 2월 이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약 869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도 연루됐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해병대 출신 지인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했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이 전 대표의 구속 후 이뤄진 첫 조사에서 김 여사와의 연락 경위와 횟수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 대질신문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김 여사의 대질신문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질신문은 진술이 엇갈리는 사람 등을 한 자리에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 방식이다. 김 여사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재차 소환돼 조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