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뉴스1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국민연금공단에 440억원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2조원대 손실을 숨겨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관련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나온 첫번째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국민연금이 한화오션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7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화오션과 안진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한 원심을 지난 14일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국민연금에 441억9000만원을 물어내야 한다. 안진회계법인은 이 중 147억3000만원을 한화오션과 공동으로 배상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2014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 재무제표를 확인한 뒤 3600억원 상당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매입했다. 그러나 2015년 7월 대우조선해양이 특정 분야에서 입은 2조원대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 수사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이 규명됐다. 이에 국민연금은 허위 공시에 속아 대우조선해야 채권을 700억원쯤 비싸게 샀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대우조선해양이 515억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배상액이 441억9000만원으로 낮아졌고 대법원은 이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허위 사업보고서, 허위 재무제표로 인해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20여건, 배상액 규모는 16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한화오션의 책임이 인정되는 판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