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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통보 없는' 카톡 압수수색…법원 "위법"

[the L][조우성의 케이스프레소] "수사 필요성 인정돼도 '적법성' 안 지켜지면 위법"


◇ 사건 개요

검찰과 경찰은 2014년 5월18일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침묵행진'을 기획한 혐의로 A씨를 수사하면서 그의 카톡을 압수수색했다. A4 용지 88쪽 분량인 A씨의 이틀치 카톡 대화에는 자신이 이름만 올렸던 단체대화방의 대화 내용이나 동생에게 '세탁기를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내용 등 혐의 사실과 무관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A씨를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시위를 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2014년 11월 불구속기소했다. 뒤늦게 카톡 압수수색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고 집행 당시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도 않아 위법한 압수수색을 했다며 준항고했다.

◇ 관련 판결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용규 판사는 A씨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서울 은평경찰서 경찰관을 상대로 낸 준항고 사건(2015보6)에서 "해당 압수수색은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에 어긋난다"며 최근 A씨의 주장대로 압수수색 취소결정을 내렸다.

[판결 이유]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은 '급속을 요하는 때'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닌 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급속을 필요로 하는 때'는 영장집행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증거물을 숨길 염려 등이 있는 경우를 뜻하는데 카톡이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 대화내용과 계정 정보 등은 A씨측이 접근해 정보를 숨기거나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압수수색은 A씨나 A씨측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위법하다. 압수수색한 자료도 사생활의 비밀에 속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압수수색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 Advice

과거에는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수사 과정에서의 적법성'은 다소 등한시 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아무리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수사 과정에서의 적법성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수사는 위법한 것으로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당사자에게 제대로 통지하지 않고 사회관계망(SNS)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압수수색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는 의미있는 판결이다.

'뚜벅이 변호사'·'로케터'로 유명한 조우성 변호사는 머스트노우 대표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현재는 기업분쟁연구소(CDRI)를 운영 중이다. 베스트셀러인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이 있다면'의 저자이자 기업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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