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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이혼뒤 '예단·예물비' 돌려받을 수 있을까

[the L] 대법 "1년이상 결혼 생활했다면 돌려받을 수 없어"


부부가 어느 한 쪽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할 경우,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과는 별도로 유책배우자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음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결혼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그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 채 이혼하게 된 부부의 경우에는 결혼을 하는 데에 들인 비용까지도 돌려받고 싶을 수 있다.

   

이혼하는 부부의 일방이 이혼의 원인이 된 배우자에 대해 결혼에 들인 비용을 돌려달라고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와 관련해 일단 혼인이 성립되어 지속됐다면, 일방 당사자는 배우자를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외에 결혼식 등 혼인 생활을 위해 지출한 비용 또는 예물·예단 등을 돌려달라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 A(여)씨는 2009년 6월 결혼중매업체 소개로 외과 레지던트인 남편 B씨를 만나 다음 해 5월 혼인신고를 먼저하고, 같은 해 9월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A씨의 결혼 생활은 결혼을 준비할 때부터 순탄치 않았다.

 

평소 술에 대한 자제력이 부족했던 B씨는 결혼식 전 드레스를 입어보러 가는 날에도 A씨에게 거짓말을 하고 술에 만취했고, 신혼여행을 중에는 술에 취해 호텔 침대에 소변을 보기도 했다.

 

B씨의 문제는 술뿐만이 아니었다. B씨는 A씨에게 당직, 응급실 업무 등의 핑계를 대고 수시로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등 여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외박을 했다. 뿐만 아니라 B씨는 결혼 생활 동안 A씨에게 생활비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강요하기까지 했다.

 

이들의 부부관계는 B씨가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공중보건의 생활을 시작하자 더욱 악화됐고, 2011년 11월 B씨가 A씨와 완전히 연락을 차단하자 결국 A씨는 B씨에 대해 이혼과 함께 위자료 2억원과 손해배상 1억여원, 예물과 예단비 등 결혼 비용의 원상회복으로 1억 7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를 제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 유효한 혼인의 합의가 이루어져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의 혼인이 성립되면 부부공동체로서의 동거·부양·협조 관계가 형성되고, 그 혼인관계의 해소는 민법에서 정한 이혼 절차에 따라야 하므로 쉽게 그 실체를 부정하여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법률관계를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되거나 당초부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처리함이 타당한 특별한 경우라면 결혼 비용에 대한 원상회복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은 이혼 청구시 혼인관계를 되돌린다는 의미에서 예물과 예단비등 '결혼 비용'까지 되돌려달라고 하는 것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와 B씨는 2010년 5월 혼인신고를 했고, 같은 해 9월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생활을 시작해 B씨가 연락을 끊은 2011년 11월까지 1년 넘게 부부로 지내왔기 때문에 두 사람의 공동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단기간 내에 해소됐다고 할 수 없다"며 '1년' 넘게 생활한 경우는 혼인생활이 인정된다고 봤다.


따라서 대법원은 예물 등을 원상회복해달라고 청구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판결 팁= 결혼생활이 지나치게 단기간에 파탄되어 실제 두 사람이 부부로서 공동체를 이뤘었다고 볼 수 없거나 애초에 부부의 어느 일방이라도 혼인을 지속시킬 의사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한 경우라면 결혼 자체가 불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그 결혼을 위해 투자한 비용을 전부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고자 하는 부부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이 실제로 불성립한 것으로 볼 정도였다는 점이 인정되기란 매우 쉽지 않으므로, 결혼 비용의 원상회복을 청구하는 배우자 측이 결혼이 파탄된 원인이 된 유책 배우자가 처음부터 결혼 생활을 지속시킬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어야 예단 등을 돌려받을 수 있다.

 

 

◇ 관련 규정

 

민법

제806조(약혼해제와 손해배상청구권)

 

①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제843조(준용규정)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제806조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 등에 관하여는 제837조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면접교섭권에 관하여는 제837조의2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2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3을 준용한다.

 

제812조(혼인의 성립)

①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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