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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이라는 단어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대대로 물려받는 집안의 생업' 혹은 '한 집안이 이룩한 재산이나 업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최근 인터넷에서도 흔히 검색되는 말 중의 하나가 '가업승계'다. '가업승계와 상속·증여세', '가업승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업승계 절세 길라잡이' 등이 연관검색어로 등장한다.
유교적 가치관이 상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후손들을 위해 무엇인가 남겨 자손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흔히 '있는 분들'만의 정서는 아닐 것이다. 다만 가업승계를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미리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현실을 알아 버린 후에는 이미 대처하기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업승계 '세금'이 문제
법률적으로 가업의 승계는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상속'은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에 피상속인이 가지는 재산이 포괄적으로 상속인에게 이전되는 것이다. '증여'란 생전에 재산을 대가 없이 양도하는 행위로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계약을 의미한다. 상속과 유사한 '유증'이라는 것은 흔히 유언에 의한 상속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유언은 유언자의 사망과 동시에 법률효과를 발생시킨다. 유언자가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 민법상 엄격한 절차와 방식을 거치도록 돼 있다.
가업승계에서 뒤 늦은 후회가 생기거나 사전 대처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상속·증여의 '세율' 때문이다. 상속세의 세율은 과세표준이 되는 상속 재산의 증가에 따라 누진적으로 증가한다. 10%에서 50%에 이른다. 증여세의 세율도 동일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공제제도나 특례제도가 있지만, 고율의 세금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가 모든 재산에 대한 가장 큰 지분권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재산의 대물림 즉 '가업 승계'를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분명해 진다. 바로 '세금'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업승계 전략을 수립할 때, 어떤 절차와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자.
각종 조세 '절감' 방안…사전·후 요건 안지키면 특례 박탈될 수도
가업승계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종류와 액수를 목록으로 작성해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가치를 예측한다. 사전준비를 거쳐 이전할 재산을 정하고, 방안과 시점을 저울질 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조세절감방안은 △ 가업상속공제제도 △ 가업의 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 특례제도 △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 특례제도 △ 중소기업주식 할증평가 배제제도 △ 가업상속에 대한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 등이다. 모두 허용 요건이 법으로 규정돼 있다. 사전·사후 요건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으면 특례가 박탈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방법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에 따른 '가업상속공제제도'다. 법인은 주식, 개인사업자는 토지, 건축물, 기계장치 등을 대상으로 한다. 매출액, 업종, 가업경영기간, 상속인의 연령 등 사전 요건을 갖춰야 한다. 특례 적용을 받은 후에도 가업종사기간, 지분유지기간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감면된 세액을 추징당하게 된다.
이밖에 무의결권 주식, 상환주식, 주식양도제한 약정, 주주간 계약을 통한 이사 지명권 부여 등 상법상의 제도를 활용해, 원하는 후계자가 안정적으로 경영기반을 구축하게 하는 방안도 많이 고려되고 있다.
'신탁'제도 활용도…상속인 분쟁 방지 이점
신탁제도는 일반인들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방안이다. 신탁이란 '위탁자'의 재산권을 '수탁자'인 신탁회사에 이전해, 수탁자(신탁회사)는 이를 운용해 수수료를 얻고, 나머지 수익을 수익자 또는 위탁자에게 주는 법률관계다. 안정적인 상속을 위해 이 신탁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유언대용신탁'이라는 것이 있다. 위탁자가 수탁자(신탁회사)의 관리 아래 수익자를 직접 지명해서 사후 재산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재산은 수탁자가 맡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또 신탁이 유언의 기능을 수행해, 유언 절차의 엄격한 형식을 완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산을 둘러싼 상속인들 사이의 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위탁자가 사망한 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익자의 순서를 지정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를 '수익자 연속신탁'이라고 한다.
모두 2011년 7월25일 신탁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신설돼 2012년 7월26일부터 시행되는 제도다. 아직은 신탁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잘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선진적인 자산관리 제도인 만큼 앞으로 활용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조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방법은 없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먼저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경제적 이득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이 평생에 걸쳐 이룩한 가업을 자손들이 잘 보전해 주고, 자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보탬이 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물론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 비단 재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 자녀들이 평생 가슴에 간직할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하나 쯤은 꼭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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