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의원은 "경찰 수뇌부가 진정성있게 수사구조개혁을 바라는지 의문"이라며 "겉으로는 수사구조개혁에 대해 요구하지만 불편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논쟁이 벌어졌던 과거 사례를 보면 경찰 고위 관계자 비리에 대한 수사 등 경찰에 대한 검찰 통제가 강화될 수 있어 경찰 지휘부가 두려워 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검경수사권에 대한 논란이 재현되는 것을 경찰 수뇌부가 꺼린다는 것이다.

토론에 인사차 참석한 박범계 더민주 법사위 간사는 "검사 범죄에 대해 검찰 스스로 수사하는 것의 한계는 국민들이 많이 인식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수사는 경찰이 맡고 있으나 실질적 수사권이 보장 안 된다"고 지적해 경찰에 수사권 보장을 해주는 게 옳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검사 셀프 수사 금지로 수사기관 상호간 견제 감시 방안은 옳다"며 법사위에서의 협조를 약속하기도 했다. 

검사 셀프수사금지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해 법사위 소관이다. 박 의원은 법사위 고유법안을 심의하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변호사시험과 별도로 판검사 뽑는 시험 만들자"

오는 14일 주광덕·김정재 새누리당 의원과 공동으로 토론회를 여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여러차례 '투트랙 법조인양성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판검사와 변호사를 나눠 뽑아 전관자체를 만들지 말자는 이 주장은 사법시험 존치 주장과 닮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협은 지난달 20일 '전관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며 판검사 선발시험과 변호사 자격시험을 아예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장기적으로 시험 자체를 분리해 전관 자체를 없애되 이 방안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검사장급 이상 검사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판사의 개업 금지를 추진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 7일 민병두 더민주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도 변협 관계자들은 투트랙을 통해 전관 변호사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하창우 협회장과 채명성 법제이사가 참석해 판검사와 변호사를 별도로 뽑는 법조인 양성제도 이원화 방안에 대해 강조했다. 

그런데 판검사 선발을 별도 시험으로 한다는 투트랙 발상은 그간 사시존치 주장의 일환으로 변협 등이 강조했던 대안이었다. 지난해 여러 차례 열린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 사시존치 토론회에서 투트랙 방안은 발제자만 달리 해 계속 제안됐다. 

게다가 법조비리를 막고 법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법개혁 차원에서 도입된 '법조일원화'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현재 법관 선발은 예전의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에서의 직접 선발이 아닌 경력 법조인 가운데 뽑는 법조일원화가 자리잡고 있다. 변협의 투트랙 제안은 이를 뒤집겠다는 시도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경험 없는 젊은 판검사에 의한 일반 국민 시각과 동떨어진 무리한 수사재판의 폐해나 폐쇄적 엘리트 관료주의를 막자는 사회적 합의로 시행된 법조일원화를 변협이 사시존치를 위해 무리하게 바꾸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