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법 제156조가 규정하는 무고죄에 대해 법원은 "다른 사람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허위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고'의 의미에 대해 최초 신고 당시 고소장에 적은 내용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며 구체적으로 확정한 범위에까지 고소의 범위가 미치는지에 관한 대법원 판례(2013도4429)가 있다.

A씨는 2011년 2월 23일 B씨를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하면서 고소장에서 B씨의 건물 지분 이전등기 부분만을 문제 삼았고, 토지 지분 부분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소인 A씨는 B씨의 건물과 토지 지분 이전등기 부분 모두를 언급했다. 이후 같은 해 4월 23일 경찰 대질 과정에서도 A씨는 B씨의 토지 지분을 언급했고, 경찰의 소환 조사에서도 A씨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해서도 고소를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예, 그렇게 해 주십시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토지 지분과 관련해 B씨에게 혐의가 없음을 알면서도 그가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일부러 고소를 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검찰은 A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토지 지분 부분에 대해서는 애초 고소장에 적지도 않았고, 수사기관의 추궁에 의해 그렇다는 답변만 한 것"이라며 무고 사실을 부인했다.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고죄에 있어서의 신고는 자발적인 것이어야 하고 수사기관 등이 추궁해 캐어묻거나 진술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는 것은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당초 고소장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을 수사기관에서 고소보충조서를 받을 때 자진해 진술했다면 이 진술 부분까지 신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참고인의 진술이 수사기관 등의 추궁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수사가 개시된 경위, 수사기관의 질문 및 그에 대한 답변의 형식과 내용, 수사의 혐의사실과 참고인의 진술의 관련성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법원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A씨는 최초 경찰 조사 과정에서부터 B씨를 토지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고소하는 것임을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이같은 행위를 무고죄에서의 '신고'라고 볼 수 있다. 또 경찰 소환 조사에서 A씨가 한 답변도 당시 담당 경찰관이 주도적으로 A씨로부터 "그렇다"는 답변을 이끌어 낸 것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고소 범위에 대해 경찰이 확인 차원에서 한 질문에 본인 의사에 따른 답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A씨는 무고죄 유죄 선고를 받았다.

◇ 판결 팁 = 위 판례는 무고죄 규정에서 말하는 '신고'의 의미를 다소 넓게 인정한 것으로, 이러한 법리는 결국 무고죄가 인정될 수 있는 가능성도 넓히는 해석이 된다. 하지만 애초에 고소하려던 범위를 비전문가인 일반 사람들이 명확히 고소장에 적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의 고소 사건에서는 고소인들이 수사기관에 출석해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진짜 고소를 하고자 했던 내용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경우가 더 많다.

A씨의 경우 역시 고소인 본인이 당초 신고하려던 범위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과정에서 명확히 했을 뿐, 신고 의사가 없었던 부분에까지 진술 과정에서 추가로 신고한 경우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 신고도 인정이 됐던 사례였다.

◇ 관련 조항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