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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를 할 때 경찰이 '최소한의 범위'를 정해 질서유지선을 정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3조에서 '최소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불분명하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에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3조 제1항은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최소한의 범위를 정해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이들은 법에 '최소한의 범위'의 구체적 내용을 정해놓지 않아서 질서유지선의 설정 범위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범죄의 성립 여부가 경찰관서장의 자의적인 질서유지선 설정 처분에 맡겨져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는 "최소한의 범위란 '집회와 시위가 본래 신고한 범위에서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해서 집회의 자유, 참가자들의 안전, 일반인들의 통행과 물리적 충돌 방지 등 공공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한도에서 가능한 적은 범위'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며 "질서유지선 설정 범위에 대해 법관의 보충적 해석이 필요한 개념을 사용했다고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정미 재판관과 김이수 재판관은 소수의견으로 "'최소한의 범위'라는 의미가 불명확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두 재판관은 "일반적으로는 법문의 의미가 모호할 경우 입법목적, 입법자의 의도 등을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형벌 조항을 해석할 때는 문언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집회의 자유는 개인이 국가권력의 개입이나 강제 없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민주국가의 필수적 구성 요소"라며 "최소한의 범위라는 표현이 다른 법률 조항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성격을 갖고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만큼 더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관할경찰관서장의 재량으로 질서유지선 범위가 얼마든지 확장, 축소 될 수 있어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남용 우려가 있고, 실제 자유를 위축시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어느정도 필요한 지에 따라 질서유지선 설정 이유를 제한하는 방법이 가능한데 이에 관한 규정도 두고있지 않다"며 위법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