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고객들이 백화점·마트에서 제품을 사고 지급받는 적립 포인트와 증정 상품권에는 부가가치세를 물리지 말아 달라는 주장을 하며 소송을 냈다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인정받아 화제다.

A사는 A카드사 고객들이 전국의 A백화점·A마트·A시네마 등에서 결제(1차 거래)할 경우 적립되는 포인트를 이후 다시 사용하는 경우 적립된 포인트를 대금에서 공제(2차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유통업체 측은 포인트를 사용한 부분이나 증정 상품권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물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세무서는 적립포인트에 대해서 에누리액이 아니라 구매를 촉진하는 장려금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된다며 부가가치세를 물려 세금을 부과해 왔다. 유통업체는 해당 세금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떻게 판결했을까.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한 유통업체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5두58959 판결)

대법원은 "1차 거래 때 적립된 포인트는 사업자가 고객에게 약속한 할인 약정의 내용을 수치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할인약정에 따라 포인트 상당액만큼 공제된 가액은 2차 거래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에누리액'이란 품질, 수량 및 인도, 공급대가의 결제 등 공급조건에 따라 그 재화와 용역의 공급 당시의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이다. 이 에누리액은 부가가치세에서 제외된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물건의 가격을 할인해 팔게 되면 그 할인액만큼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단 얘기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반대의견도 존재했다. 이인복·박병대·김창석·김신·박상옥 대법관은 "2차 거래에서 사용된 포인트 등은 A사 등과 다른 A그룹 계열사 및 A카드 주식회사 사이의 정산약정에 따라 금전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므로 그 자체로서 금전적 가치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 판결 팁 = 대금결제과정에서 포인트와 증정 상품권으로 처리된 부분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 즉 고객들이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받는 포인트나 상품권을 다시 사용하는 경우에 그 금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부가가치세를 물릴 수 없다.

◇ 관련 조항

부가가치세법

제29조(과세표준)

①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은 해당 과세기간에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가액을 합한 금액으로 한다.

③ 제1항의 공급가액은 다음 각 호의 가액을 말한다. 이 경우 대금, 요금, 수수료, 그 밖에 어떤 명목이든 상관없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는 자로부터 받는 금전적 가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되, 부가가치세는 포함하지 아니한다.

1. 금전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 그 대가. 다만, 그 대가를 외국통화나 그 밖의 외국환으로 받은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바에 따라 환산한 가액

2. 금전 외의 대가를 받는 경우: 자기가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의 시가

⑤ 다음 각 호의 금액은 공급가액에 포함하지 아니한다.

1. 재화나 용역을 공급할 때 그 품질이나 수량, 인도조건 또는 공급대가의 결제방법이나 그 밖의 공급조건에 따라 통상의 대가에서 일정액을 직접 깎아 주는 금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