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엘(the L) / 신기남 "여야 공천방식은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살리고 싶으면 살리는 식"◇

2016.03.18 신기남 의원 인터뷰

"정치가 살벌해지고 공천이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신기남 민주당 의원은 18일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원외 민주당 입당식을 가졌다. 신 의원 합류로 민주당은 원내 정당이 됐다.

◇"더민주 윤리심판·공천심사 자의적 행태"

 

더불어민주당 징계절차에 불복하고 탈당한 신기남 의원은 윤리심판원에 대해 "소위 윤리적 문제로 공천심사에 반영한다는 등 정치생명을 좌지우지하려는 자체가 잘못"이라며 "공천심사나 윤리위 한다는 사람들이 행동 경중을 따져서 하는 게 아니라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살리고 싶으면 살리는 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천심사도 문제지만 윤리심판원에서 공천까지 영향을 주려고 징계처분 정도를 결정하는 건 월권이라는 취지다.

그는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를 예로 들며 "정 의원이 막말했다고 하는 데 그의 발언들이 과연 막말인지 여부를 자기들이 판단을 멋대로 하고 있다"며 "구실을 붙여 내쫓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출직도 아닌 공천위나 윤리심판원 위원들에게 공천심사자격을 누가 줬는지 묻고 싶고 중세 교회재판도 아니고 자의적인 윤리 판단으로 공천을 좌우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천위나 윤리심판원 자체를 심사해야 한다"며 더민주당의 공천방식을 강하게 비판한 그는 "공산당도 이렇게는 안 할 것"이라며 질타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시절이 더 합리적 공천"

신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등 과거 공천과 비교해서도 "이번 공천이 압도적으로 현역 탈락이 많고 탈락기준 없이 마음대로 하고 있어 어떤 저의가 드러나 보이는 상황"이라며 "공정하지 않고 목적을 두고 기준없이 살생부 만들어 공천학살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에는 기준이라도 명백했고 지금처럼 노골적이지 않았고 공천결과가 합리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여야 공천과정이 모두 문제지만 특히 야당 공천이 예전과 다른 점에 대해선 "정치지도자들이 없어서 그런거 같다"며 야당 당수들이 초선에 정치경력이 짧은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김종인 대표가 점령군처럼 하는거 같다"며 더민주의 보수화 논란에 대해서도 "급격한 세력교체를 목적으로 한 쿠데타"라며 비판했다.

신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원샷 여론조사 경선'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민주에서 나오기 전부터 단일화하자고 했는데 현재 야권이 3분 4분 돼 있고 무소속도 강세"라며 "당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면 후보끼리라도 해야 할 것"이라 예상했다.

◇"시민사회·변호사단체 퇴보…제 역할 못해 안타까워"

그는 "민주주의는 참여정치고 그런 의미에서 시민사회가 야권연대에서 제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보수정권 10년을 거치면서 쇠퇴해 예전같지 않아 시민사회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1988년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초기 창립멤버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로 활동했던 신 의원은 현재의 민변과 변호사단체의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민변도 옛날같지 않지만 변협은 협회장이 한 마디하면 독재정권도 벌벌 떨었다"며 "군사정권도 굉장히 신경쓸 정도로 명분있는 활동을 했던 게 변협인데 지금은 이익집단화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사회가 보수화 돼 가고 있어 공익을 중시하는 소수의 소신파 변호사들 모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로스쿨 졸업시험논란…사실관계 바로잡을 것"

신기남 의원은 탈당의 원인이 됐던 아들의 로스쿨 졸업시험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최초 보도한 전문매체 1곳과 종편 2곳 등 5곳에 대해 고소한 상태"라며 "최초 보도한 전문지의 경우 변호사 활동시 기고도 많이했던 곳이고 언론을 상대로 고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어쩔수 없이 했다"고 밝혔다.신 의원은 서울변호사회 집행부가 국회에 찾아와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과 모임을 했던 때를 거론하며 "사시존치를 도와달라고 해서 다른 의원들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혼자 '사시존치에 반대한다'고 했더니 (서울변호사회 임원들이)놀라더라"며 "노무현 정부시절 사개추위에서 수년간 논의했고 사회적 요구였기 때문에 나도 사시출신이지만 좋은 제도가 아니여서 사시존치는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