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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당하게 선출된 대표, 계약 체결하면 무효

[the L] 부적법하게 대표가 선출되었다면 그가 체결한 계약까지 무효


흔히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에서는 수많은 계약을 체결한다. 여러 계약 중 특히 중요한 계약은 아파트 또는 관리단 전체의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위탁관리계약이다.


문제는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단 대표가 부적법하게 선출됐을 경우 해당 대표자가 대표자의 지위에서 체결한 위탁관리계약은 무효라는 점이다. 더불어 만약 민법 상 표현대리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면 위탁관리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서울고등법원 2016나2017185 판결)

A사는 소송을 낸 원고 측으로 건물관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여 2015년 6월경 설립된 회사고, B관리단은 문제가 된 오피스텔의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해 건물과 그 대지, 부속시설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다.


A사는 B관리단의 대표자라고 자처한 C씨와 오피스텔에 관한 관리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7월 경부터 관리업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오피스텔의 구분소유자 중 일부는 2015년 7월 관리단집회를 개최하여 D씨를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E사를 관리회사로 선정하기로 했다.


D씨는 A사에게 계약이 적법한 관리인에 의해 체결된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업무를 종료하고 오피스텔에서 나갈 것을 통지했다. 그 후 E사와 관리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법원은 C씨가 B관리단을 대표하는 관리인으로 선임된 사실이 없음에도 관리인임을 자처하며 관리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이 계약의 효력은 B관리단에 미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원고 A사는 민법 제129조에 따른 표현대리를 주장했지만 C씨는 B관리단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주장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대표자가 체결한 위탁관리계약이 적법할까. 하나의 단체가 타인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대표가 적법하게 성립돼야 비로소 해당 계약이 유효하다. 다만 적법한 대표인지 상대방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외관상 적법하다는 자료, 즉 고유번호증 또는 법인등기부등본 등에 적법한 대표자라고 표시되어 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대방은 민법상 표현 대리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으로서는 해당 대표자가 적법하게 선출되었다는 점을 신뢰한 점에 관하여 고의나 과실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과 계약을 체결한 일반 용역업체 또는 공사업체로서는 그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고의·과실 여부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위탁관리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단의 관리업무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소한 일반용역업체나 일반 공사업체보다 고도의 주의의무가 있어야 한다. 기존 관리업체가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면 이미 관리업무를 진행해온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한 해당 대표자가 적법하다는 점에 관해 더 높은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A사가 이 사건 관리단의 기존 관리업체였고, 관리단 대표의 성립을 위한 관리단 집회의 위임장 등을 전혀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표현대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면 해당 계약이 유효하도록 잘 알아보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경매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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