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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폭행 피하다 입은 상해…'상해'도 가해자 책임?

[the L] "피해자 상해 입을 것 예견 했다면 책임 져야"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치상죄'는 ○○죄를 저지른 결과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히게 된 경우에 적용되는 죄책이다. 형법학적으로 이같은 유형의 범죄는 '결과적 가중범(結果的 加重犯)'으로 분류한다. 결과적 가중범이란 범죄자의 고의(故意)로 비롯된 일정한 범죄행위가 애초에 그가 생각했던 고의의 범위를 초과해 더 무거운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 그 무거운 결과로 인해 형이 가중되는 범죄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결과적 가중범의 하나인 강도치상죄가 문제된 사건에서, 결과적 가중범이 어떤 경우에 인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한 대법원 판례(96도1142)가 있어 소개한다.

 

A씨는 B씨 등 3인과 도박을 하다 B씨에게 져 3200만원을 잃게 됐다. A씨는 잃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 고민하다, 친구 2명을 더 불러 B씨를 위협해 돈을 강취하기로 결의했다.

 

그날 밤, A씨와 그 친구들은 각자 마대자루, 완력기 등을 가지고 B씨의 집 앞에서 만났고, 집으로 들어가 주방에 있던 식칼까지 들고 B씨를 찾아 나섰다. 이를 발견하고 황급히 안방으로 피신해 문을 잠그고 버티는 B씨에게 "이 XX 죽여 버리겠다"는 등 욕설을 하며 위협을 가했다.

 

안방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B씨는 A씨 일행이 식칼을 문 틈 사이로 집어 넣어 잠금장치를 풀려 하고, 수 차례 방문을 걷어 차 결국 안방으로 들어오자 공격을 피하기 위해 베란다의 열려진 창문으로 몸을 던졌다.

 

이 사고로 B씨는 8미터 가량의 높이에서 뛰어내려 약 5개월의 치료를 요하는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B씨가 추락으로 의식을 잃은 사이, A씨 등은 3200만원이 들어 있던 B씨의 비닐봉지를 빼앗아 갔다.

 

검찰은 A씨 일행을 강도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은 강도 혐의는 인정하지만, B씨가 입은 상해 부분에 있어서는 그가 스스로 뛰어내리다 다친 것이므로 자신들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등에게 강도치상죄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려는 행위와 그로 인해 극도의 흥분을 느끼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이를 피하려다 상해에 이르게 된 사실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이 경우 강취 행위를 한 사람이 상해의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강도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A씨가 당초부터 친구까지 동원해 식칼까지 들고 B씨로부터 3200만원을 빼앗으려 했고, △안방으로 피신한 B씨에게 계속 문 밖에서부터 위협을 가하고, 결국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왔으며, △안방 문 밖에는 이미 A씨 일행들이 지키고 서있던 탓에 B씨로서는 창문이 아니고는 밖으로 탈출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해 A씨 일행의 폭행·협박행위와 B씨의 상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A씨 일행으로서는 B씨가 돈을 뺏기지 않고, 도망하기 위해 반항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주택 아래로 뛰어 내리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A씨 등은 B씨의 돈을 강취한 혐의에 더해 그에게 상해를 입힌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돼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 판례 팁 = 대법원은 결과적 가중범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범죄 행위와 그로 인해 발생된 중한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뿐만 아니라 △범죄 행위를 한 사람의 중한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까지도 필요하다고 본다.

 

결과적 가중범은 기본 범죄보다 더 강하게 처벌되므로, 피의자 또는 피고인 측은 결과적 가중범의 성립을 부정하기 위해 위 두 가지 요건을 다투는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 관련 조항

- 형법

제337조(강도상해, 치상)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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