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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우후죽순 '사무장병원'…고용 의사도 법적책임

[the L] 비영리법인·의료생협 개설병원도 비의료인 실질운영시 불법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현행 의료법상 의사 자격증이 있어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이른바 '사무장병원'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곳으로 모두 불법이다,

최근 사무장이 의사를 고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비영리법인에서 의료기관 개설승인을 받아 실제 운영은 의사가 아닌 투자자에게 맡기거나,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료생협) 형태로 만들어 형식상의 조합원을 모집하고 실제로는 사무장병원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 '사무장병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만약 의료기관 개설 승인을 받은 협회 등이 비의료인의 투자를 받아 병원을 운영하면 불법일까.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의사 자격증이 없는 지부장들에게 병원 운영을 맡긴 사단법인 한국학교보건협회 사건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의료법위반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2015도10322).

한국학교보건협회는 수익이 줄자 교육청으로부터 전국에 의료기관 12개를 개설 운영할 수 있는 승인을 받고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피고인들을 지부장으로 정해 병원개설자금 조달과 운영을 맡겼다. 

이에 피고인들은 지부장 자격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직접 고용하며 병원 수익을 협회와 나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협회 위임규정에 따라 협회 지부장 지위에서 각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자금 조달 등의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의료기관 운영 이익도 나눠가진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협회의 업무를 보조하는 업무처리만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의료법 위반을 인정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의료법 위반인줄 몰랐다는 항변도 "위법성의 착오에 불과해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협회가 투자자를 지부장으로 영입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개설한 병원들은 사실상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의료법 제33조 2항에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고, 금지행위에는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 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도 포함된다. 

사건에서 협회가 교육청 승인을 얻고 개설한 병원의 운영형태가 의료인을 고용해 그 명의로 운영했더라도 그 과정에 피고인 등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병원을 개설해 수익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의 형태라면 불법이라는 게 법원 판단이다.

◇ 판결팁= 지난 5일 인천지법에서는 선교회 의료법인 명의를 빌려 운영하던 사무장병원 운영자도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판례와 유사하게 매달 명의대여료를 선교회측에 지불하는 사실상의 사무장병원 형태였다.

최근 대구지법에선 사무장병원에서 퇴직한 직원이 청구한 퇴직금을 명의만 빌려준 병원장이 사용자 책임을 지고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명의를 빌려준 의사라도 개설명의자가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속칭' 바지 사장' 형식의 월급을 받는 의사라도 직원들에 대한 임금지급 등에 대한 법적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불법으로 운영되는 사무장병원에 고용되는 의사들은 본인 명의로 병원을 개설한 경우 관리자로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적책임에는 부당이득금 환수도 포함된다. 사무장병원 적발시 실소유자가 아닌 고용된 의사가 그간 받은 진료비를 모두 토해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사들에 대한 부당이득금 환수와 관련한 국민건강보험법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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